한교연 칼럼

<논평> “새는 날때 앉았던 자리를 더럽히지 않는다”-정세균 전 국회의장 차기 국무총리 지명에 부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9회 작성일 19-12-17 14:59

본문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차기 국무총리로 최종 확정짓고 오늘 총리 지명 발표를 했다. 이번 총리 교체는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국회와 협치를 부각할 수 있는 정 전 의장을 총리로 내세워 집권 중반기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 전 의장은 그동안 청와대의 의사 타진에 대해 수차례 고사한 바 있으나 `김진표 카드`가 보류된 뒤에는 결국 청와대의 검증요청에 동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삼권분립 국가에서 직전(直前) 입법부 수장을 지냈던 정 전 의장이 행정부의 총리로 갈 경우 삼권분립 체계의 근간을 흔들 우려가 있다. 국무총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제1위 보좌기관으로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부를 통할하지만 엄연히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 보좌기관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 불리우지만 삼권분립 정신이 훼손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을까 적이 염려된다.

 

새는 날때 앉았던 자리를 더럽히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혹여 이번 인사로 삼권분립의 기틀이 흔들리는 일이 초래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현 정부의 간곡한 요청에 수 차례 고사(固辭) 뒤 수락했다고는 하나 영 마뜩치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청와대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겠지만 이번 총리 지명이 국민들이 부담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조용히 서산대사의 한시(漢詩) 한 구절을 되뇌어 본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2019. 12. 17.

한국시민교육연합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